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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모음

[긍정] 괴테의 생일

괴테의 생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파우스트》로 유명한 독일의 소설가 괴테는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이 그의 생일을 축하해 주는 것을 큰 기쁨으로 여겼다.


어느 날 비서가 그의 생일을 맞아 생일축하파티에 대한 지시를 받기 위해 아침 일찍 괴테의 방으로 갔다. 그런데 괴테의 방으로 들어선 그는 방의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저… 선생님, 무슨 일로 모든 창문에 포도주병과 잔을 놓아 두셨습니까?”


비서의 물음에 괴테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답했다.


“혼자서 돌아다니며 한 잔씩 마시고 싶어서 그러네. 왜, 그게 자네 눈에 거슬리나?”


“아닙니다.”


“자네 눈에 내 행동이 이상하게 보이는지 몰라도 난 지금 무척 기분이 우울하군. 나 나름대로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독일 국민 아무도, 아니 가족 가운데 어느 누구도 내 생일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없으니…. 그래서 지금 혼자서 창가에 놓은 포도주 잔을 비우며 생일을 축하고 있다네.”


괴테의 말에 비서는 안도의 숨을 내쉬고는 말을 이었다.


“그것은 선생님의 오해십니다. 선생님의 생신은 오늘이 아닙니다.”


“뭐라고? 오늘이 아니라면 내 생일이 언제란 말인가?”


“제가 알기론 내일입니다. 독일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결코 선생님의 생신을 잊지 않았습니다.”


비서의 말에 지금까지 어두웠던 표정을 거두고 벙글벙글 웃음을 피웠다.


“내 생일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어떻게 한 사람도 없을까 하고 쓸쓸해 했는데 내가 잘못 알고 있었군. 자, 어서 이 꼴불견인 창 앞의 포도주병과 유리잔을 모두 치우도록 하게.”


괴테는 자신의 민망한 행동에 너털웃음을 터뜨리고 내일 있을 생일파티 준비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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