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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모음

[긍정] 어리석은 인생

 

어리석은 인생


톨스토이는 <인생론>이라는 글에서 한 어리석은 물레방앗간 주인의 우화를 들려준다.

한 사나이가 아버지에게 물레방앗간을 물려받았다. 그 물레방앗간은 대대로 이어오는 것으로 그곳에서 나고 자란 그는 눈을 감고도 물레방아를 작동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는 물레방아간에서 곡식을 빻아 생계를 꾸려갔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에게 한 가지 의문이 찾아왔다. 어떻게 하면 곡물을 더 곱게 찧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 궁금증을 풀지 않으면 못 견딜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그래서 그는 곡식을 찧다 말고 물레방아의 과학적 원리를 알기 위해 역학에 대한 강의를 들으러 다니고, 물레방아의 여러 부분들을 찬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곡물을 넣는 통에서 맷돌, 맷돌에서 회전축, 회전축에서 바퀴의 물받이, 바퀴의 물받이에서 둑, 둑에서 제방, 제방에서 물…. 이렇게 관찰을 해나가다가 그는 마침내 물레방아가 돌 수 있는 근원이 제방과 시내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그 사나이는 곡식을 찧는 일을 내팽개쳐 둔 채 제방과 시내를 연구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시내야말로 물레방아 자체라고 단정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맷돌에는 거미줄이 생기기 시작했으며 사람들은 더 이상 그의 물레방앗간에 곡식을 찧으러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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