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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찰스 디킨스의 연극

찰스 디킨스의 연극


《크리스마스 캐럴》, 《올리버 트위스트》로 전 세계인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주었던 찰스 디킨스. 소설을 향한 넘치는 입담과 소설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세상 속에 아직 남아 있는 온기를 전하고 싶었던 그는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마지막 문장을 두고 고민할 정도였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늘 완벽함을 기하고자 했던 그는 급기야는 자신의 하인을 속이는 연극마저 하게 만든다.


디킨스가 곧 돌아올 저녁 시간, ‘똑똑’하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노크 소리에 하인은 주인인 디킨스인 줄 알고 일감을 놓고 부랴부랴 문을 열었다. 하지만 문 밖에는 너덜너덜한 옷에 모자를 푹 눌러 쓴 거지가 떨면서 서 있었다.


“먹을 걸 좀 주쇼.”


“썩 물러가지 못해! 이곳이 어딘지 알기나 하고 그래?”


거지의 부탁을 매몰차게 거절한 하인은 문을 닫으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 거지는 문 앞에서 떡 버티고 서서 좀처럼 물러가려 하지 않았다. ‘곧 주인님이 오실 시간인데 이렇게 거지가 문 앞을 막고 있으면 주인님이 뭐라고 할까?’ 하인이 조바심이 일었다. 결국 화가 머리끝까지 난 하인은 거지를 떠밀어 버렸다. 거지는 몸을 가누지 못하고 나동그라졌다. 그제야 거지는 툭툭 옷을 털면서 모자를 벗었다. 그런데 하인은 그만 입이 딱 벌어지고 말았다. 그가 바로 그 집의 주인인 찰스 디킨스였던 것이다.


디킨스는 몸둘 바를 몰라하고 있는 하인을 꾸짖는 대신 호주머니에서 금화 몇 개를 꺼내주면서 오히려 고맙다고 말했다. 디킨스는 그때 한창《두 도시의 이야기》라는 작품을 쓰고 있었다. 부유한 생활을 해온 그인지라 거지의 심리묘사를 진실하게 쓸 수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연극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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