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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갈치 구이


한국인이 가장 흔히 먹는 생선 중 하나인 갈치의 제철은 언제일까. 그물로 잡는 먹갈치는 여름에도 흔히 먹을 수 있지만, 낚시로 잡는 은갈치는 초가을부터 이달 말까지가 제철이다. 냉동해서 사시사철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도 제철에 먹으면 더 맛있는 것이 당연지사. 집에서도 쉽게 해 먹는 음식이지만, 숯불과 석쇠에 구워 낸 갈치구이나,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 푹푹 끓여내는 갈치조림은 맛이 다를 수밖에 없다. 제주요리 전문점에 가면 갈치국과 갈치회까지 맛볼 수 있다. 서울 시내에서 정말 맛있는 갈치를 먹을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갈치는 몸이 길고 통통한 것이 비싸고 맛이 좋다.


#종로 생선구이 골목

갈치구이를 단순한 요리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노릇노릇 바삭하게 잘 구워진 갈치 한 토막은 말 그대로 ‘밥도둑’이다. 집에서 약한 가스불에 구운 갈치와 전문식당에서 강한 숯불에 바삭하게 구운 갈치는 맛이 확연히 다르다.

종로 3가역에서 국빈관 쪽, ‘종로 생선구이 골목’은 자반 고등어구이인 ‘고갈비’로 유명하지만 갈치구이와 갈치조림·갈치찌개를 먹으러 오는 사람도 많다. 종로생선구이집, 종로갈매기집 등 식당 수십 곳이 줄지어 있는데, 어느 집에 들어가도 갈치 메뉴는 대부분 4000원으로 저렴하지만 그 내용은 알차다. 칼집을 내 숯불에 바짝 구워낸 갈치구이는 겉은 바삭하고 속살은 입에서 녹을 듯 부드럽다.

갈치조림이나 갈치찌개는 처음 먹어보는 사람이라면 놀랄 정도로 그 양이 많다. 양은냄비에 무, 가래떡과 함께 수북하게 담긴 조림은 1인분만 시켜도 여성 두 명이 먹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왕 생선구이골목에 왔다면 조림이나 찌개 1인분에 고갈비나 갈치구이, 삼치구이 등 구이 1인분을 추가해 보자. 정말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한편 갈치조림은 익숙해도 찌개에는 익숙지 못한 사람도 많은데, 갈치찌개는 매운탕처럼 국물을 떠 먹을 정도로 물을 넉넉히 넣고 끓인 것이다. 대부분의 생선구이집이 오전 일찍부터 영업하기에 아침식사를 하기에도 좋다.

◇갈치조림


#남대문 갈치조림 골목

남대문 시장 입구 대도상가 맞은편에 위치한 남대문 갈치골목은 이미 유명해질 대로 유명해졌다.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희락’이나 ‘중앙식당’은 식사 시간이면 길게 줄을 서야 한다. 남대문 갈치조림은 싼 가격(5000원)에 갈치와 무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직장인의 점심메뉴로 인기다. 매운맛을 중화해 주는 부드러운 뚝배기 계란찜이 반찬으로 나오는 곳도 많다.

남대문 갈치조림을 찾았다면 유명 식당 외에 다른 곳도 ‘개척’해 보자. 갈치조림은 고춧가루와 마늘을 많이 사용해 맛이 강렬한데, 골목에 위치한 50여곳의 식당은 제각각 맛의 노하우가 있다. 양은냄비 갈치조림은 갈치가 강한 불에 겉부터 익어 바삭한 느낌이 강하고, 뚝배기 갈치조림은 양념이 속까지 잘 배어든 맛이다. 갈치골목 식당들은 싼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크고 비싼 갈치를 사용하지는 못하지만, 양념이 잘 밴 무와 갈치 속살은 밥 한 그릇을 순식간에 비우게 만든다. 갈치살을 발라 먹고 난 후 남은 무와 양념에 밥을 비벼 먹는 것이 남대문 갈치조림을 제대로 즐기는 법.

골목은 두 사람이 지나가기에도 좁을 정도이고, 분위기나 서비스, 청결함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지만, 수십년간 갈치조림만을 만들어 온 아주머니들의 손맛은 한번쯤 꼭 즐길 만하다.

◇갈치회


#제주요리 전문점

갈치요리가 가장 발달한 곳은 제주도다. 제주도에서는 갈치를 구이나 조림, 회는 물론 지리(맑은탕), 미역국으로도 만들어 먹는다. 갈치회·갈치국을 먹고 싶거나, 굵고 큰 갈치 조림을 맛보면 싶다면 제주요리 전문점을 찾는 게 좋다. 제주요리 전문점의 갈치조림은 2만∼3만원대로 비싼 편이지만, 두툼하고 부드러운 갈치살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갈치회는 부드럽게 씹히면서도 고소하고, 갈치국은 비린내 없이 맑고 깨끗한 맛이다. 명동 을지로 입구역 주변의 제주물항, 여의도역 인근의 제주물항, 강남 신사동 성수대교 남단에 위치한 제주항 등은 제주도에서 잡은 은갈치를 당일 비행기로 직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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