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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운동/헤어|모발

탈모 진단과 득모의 기술



떨어지는 낙엽처럼 우수수 빠지는 머리카락 때문에 고민하던 40대 중반의 A씨에게 최근 더 큰 문제가 생겼다. 가을에만 심각하던 증상이 1년 내내 지속됐기 때문이다. 가족 중에 ‘대머리’인 사람도 없으려니와 단 하루도 머리를 감지 않으면 잠을 못 이룰 만큼 깔끔한 A씨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이미 눈치 챘겠지만, A씨에게 일어난 일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탈모’다. 탈모 증상은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하기는 하지만 100% 그런 것은 아니다. 가족 중에 대머리인 사람이 없는데도 탈모증을 앓는 A씨의 경우 식습관, 과중한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후천적 탈모’일 확률이 높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탈모는 증상과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르마 주변이 휑해져도, 모발이 자꾸만 끊어져도 탈모가 아니라고 우기고 싶겠지만 그런 자신감과 잘못된 탈모 상식이 탈모 진행 속도를 가속화시킬 뿐이다. 모발에 대한 기초 상식부터 원인과 진단, 생활 속 모발 관리법 등 탈모의 모든 것을 낱낱이 파헤쳤다.

 

 

 

동물의 털은 주기가 같아서 일시에 빠지고 새로운 털로 대체되지만, 사람은 모발 하나하나가 독립적인 성장 주기를 가지고 있다. 모발의 성장 주기는 성장기(3~8년·1천 일), 퇴행기(2~3주·10일), 휴지기(3개월·1백 일)를 반복한다. 일반적으로 머리카락의 85~90%는 성장기에 있고, 퇴행기가 1%, 휴지기가 10~15% 정도다. 성장 속도 역시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하루에 약 0.2~0.5mm 자라며, 한 달에 1cm 정도 자란다. 또 낮보다 밤에 더 빨리 성장하고, 계절적으로는 가을·겨울보다 봄·여름의 성장 속도가 더 빠르다. 건강한 모발 주기를 유지하는 경우 휴지기 모발이 탈락해 하루 60~80개 정도의 모발이 빠지는데, 탈모된 자리에는 새로운 모발이 난다. 그러나 빠지는 머리카락 수가 새로 나는 머리카락 수보다 많으면 머리숱이 점점 줄어들어 결국 대머리가 된다. 이 같은 상태를 의학적으로 탈모라고 한다.

 

정수리에서 시작해 타원형으로 진행되는 원형 탈모, 두피에 난 상처 부위에 생기는 반흔성 탈모, 빗질을 세게 하거나 머리카락을 잡아당김으로써 발생하는 견인성 탈모 등 형태도 각양각색인 탈모. 하지만 그 원인만큼 다양하지는 않을 듯하다. 스트레스, 영양 불균형, 두피 질환 등에 의한 것이 아닌,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대머리는 대머리 유전자가 없는 사람에게는 일어나지 않는다. 조상에게 물려받은 대머리 유전자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대머리를 유발하는 유전자는 우성이기 때문에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면 대머리 성향이 나타난다. 무엇보다 대머리 유전자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어떤 이유로 모계로부터 이어받는 유전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대머리 유전자가 있다고 해서 모두 대머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의 발현에 관련되는 요인이 있으니 바로 남성호르몬이다. 여성은 남성호르몬의 농도가 낮기 때문에 대머리가 드물고, 사춘기 이전에 탈모가 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밖에도 나이가 들면서 머리카락의 굵기가 가늘어지고 길이도 짧아진다. 건강하고 영구적인 모발과 가늘어진 머리카락이 섞여서 전체적으로 머리가 엉성해지는 것. 결국 가늘어진 머리카락이 빠져서 전체 모낭 수가 줄어든다.

 

 

 

이미 탈모가 진행 중일 때 선택하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은

병원에서 약 처방과 모근 이식술을 받는 것. 하지만 탈모의 초기 단계에서는 건강한 생활 습관만으로 진행을 막을 수 있다. 탈모는 본인 스스로 얼마나 빨리 자각하고 인정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다음의 체크리스트를 통해 탈모를 초기 진단해보자.


CHECK 1 가족력이 있다면 부모나 그 윗대의 어른, 형제자매 중에서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탈모가 되기 쉬운 체질을 물려받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 누구보다 탈모에 신경 써야 한다.


CHECK 2 하루에 빠지는 머리카락 수가 1백 개 전후라면 아침에 일어나면 베개에 머리카락이 떨어져 있거나 머리를 감을 때 하수구로 새까맣게 머리카락이 흘러 들어간다면 일단 탈모를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CHECK 3 앞·뒷머리의 머리카락 굵기가 다르다면 탈모가 진행되면 정수리 부위의 머리카락이 가늘어진다. 탈모 초기에는 머리카락이 빠진 부위에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더 가는 머리카락이 자란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결국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게 된다. 특히 앞머리와 정수리의 머리카락 굵기가 가늘어져서 뒷머리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면 탈모를 의심해보아야 한다.


CHECK 4 다른 신체 부위의 털이 굵어진다면 탈모의 또 다른 증상으로는 팔, 다리, 가슴의 털이나 수염 등 신체 다른 부위의 털이 유난히 굵어지거나 많아진다는 것이다.


CHECK 5 헤어 라인이 위로 밀려 올라간다면 탈모가 진행되면 헤어 라인이 위로 밀려 올라가면서 M자도 더 깊어진다. 여기에 앞머리의 모발이 가늘어진다면 탈모를 확실하게 의심해보아야 한다. 눈썹 제일 윗부분에서 헤어 라인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고 6개월에 한 번씩 거리의 변화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다.


CHECK 6 비듬이 많아졌다면 비듬이란 피지선에서 나온 분비물이 두피에서 떨어져 나온 각질층에 말라붙은 것을 말한다. 비듬에는 건조성의 마른 비듬과 지루성의 젖은 비듬이 있는데, 이 중 탈모와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은 머리 속을 긁을 때 손톱 사이에 끼는 젖은 비듬이다. 머리 밑이 가려워지면서 젖은 비듬이 많아졌다면 이미 탈모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다는 경고다.

 

 

두피에 쌓인 노폐물을 빨리 제거하는 것은 탈모 방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머리 속의 기름기나 각질 등이 모근을 막으면 머리카락이 호흡할 수 없어 탈모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머리카락 수가 적다고 머리 감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매일 머리를 감는다고 해서 탈모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제대로 감지 않으면 역시 두피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 우선 샴푸의 목적은 ‘두피의 더러움을 제거하는 것’임을 기억하자. 손바닥에 샴푸를 덜어 거품을 확실히 낸 다음 두피에 먼저 바르고, 손가락 끝으로 모근을 가볍게 자극한다. 그리고 트리트먼트제는 ‘모발에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므로, 두피를 피해 머리카락의 3분의 2 높이까지 바른 후 깨끗하게 헹궈낸다. 정상 모발이라면 이틀에 한 번 정도 머리를 감는 것이 적당하고, 새벽 1~2시경에 두피에서 약간의 기름기가 배어 나오므로 아침에 감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찬물로 헹궈내면 머리카락의 탄력이 살아난다. 또 머리를 감고 나서 말릴 때는 가능한 한 드라이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두피와 모발 전체를 건조하게 만들어 탈모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

 

브러싱을 하면 두피를 자극해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모발에 달라붙은 더러움을 떨어내기 때문에 두피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머리를 감는 도중에 브러싱하는 것은 절대 금물. 따뜻한 물에 의해 모발이 살짝 늘어나 있기 때문에 빗질을 하면 머리카락이 끊어지기 쉽다. 때문에 샴푸하기 전에 브러싱부터 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 정수리부터 머리카락을 빗으면 두피의 피지선이 자극되어 기름기가 많아지며 탈모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귀 옆에서 위쪽으로 쓸어 올리듯이 빗질해야 한다. 두피 마사지 역시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두피를 건강하게 만든다. 두피 마사지의 핵심은 손으로 가볍게 두드리거나 다섯 손가락을 야구공 정도의 공간이 생길 정도로 동그랗게 오므려 부드럽게 주무르는 것. 주의할 점은 절대로 손끝이 두피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힘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손끝과 두피 사이가 마찰되어 머리카락이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취침 전 하루 5분 정도 할애하는 것만으로도 탈모를 예방(혹은 탈모의 진행 속도를 더디게)할 수 있다.

 

 

 

모발은 10여 종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는 케라틴 단백질이다. 따라서 모발에 영양을 주려면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우유, 육류, 달걀, 멸치 등이 포함된 균형 있는 식단은 필수다. 단백질 외에도 모발의 성장에는 미네랄과 비타민이 필요한데, 특히 비타민 A와 D는 모발 성장, 탈모 방지 효과와 함께 피부도 건강하게 해준다. 파슬리, 딸기, 시금치 등의 야채에 비타민 A와 D가 다량 함유되어 있다. 또 철분과 아연 같은 미네랄 역시 모발의 성장과 탈모 예방 및 두피의 신진대사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미역이나 다시마 등의 해조류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요즘 가장 각광받는 탈모 예방법 중 하나가 바로 ‘블랙 푸드 섭취법’이다. 우스갯소리로 검은콩과 검은깨가 새까만 머리카락 색깔이어서 탈모 예방에 좋다고 하는데, 실제로 이 두 음식은 머리카락 구성 성분의 95%에 해당하는 젤라틴과 단백질,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반면 커피, 케이크, 설탕, 향신료가 많이 든 음식은 탈모를 부를 수 있으니 주의할 것.

 

 

 

머리를 자주 감으면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
전혀 그렇지 않다.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모발은 2~3개월 전부터 빠질 준비를 하고 있던 ‘휴지기’ 모발일 뿐이다. 오히려 머리를 자주 감지 않으면 먼지와 땀으로 범벅된 지저분한 노폐물이 모공을 막고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머리를 자주 감지 않는 등의 불청결한 생활 습관은 정상적인 모발의 성장을 방해할 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빗으로 머리를 두드리면 머리카락이 난다?
어림도 없는 이야기다. 오히려 뾰족한 모서리에 두피나 모근이 상처를 입어 탈모를 심화시킨다. 같은 맥락에서 이쑤시개로 모낭을 자극하면 탈모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낭설이다. 손톱을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두피를 마사지하는 정도라면 모를까.


남성호르몬이 많으면 탈모가 촉진된다?
대머리가 정력이 좋다는 속설은 ‘틀린’ 이야기다. 탈모를 유발하는 호르몬은 디하이드로테스테론(DHT)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시판되는 탈모 치료제는 바로 이 디하이드로테스테론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단지 부분적으로, 특히 이마 부위에서 남성호르몬이 변형된 형태가 종종 발견되며 이것이 탈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빨랫비누로 감으면 탈모 예방에 좋다?
오히려 탈모를 촉진시킬 수 있다. 샴푸 대신 비누만 오래 사용한 병사들이 제대 후 ‘갑작스러운’ 탈모를 경험하는 것도 바로 이 비누 때문이다. 탈모 방지용 비누도 있지만 빨랫비누는 물론 흔히 살 수 있는 비누도 모두 알칼리성 비누다. 두피는 산성을 띠는 것이 좋다. 마지막 헹구는 물에 식초를 넣어 머리를 감으라고 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모자나 가발을 쓰면 머리카락이 빠진다?
알려진 것과 달리 모자나 가발을 쓰는 것 자체가 탈모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단, 모자나 가발을 쓰면 땀이 흐르고 통기가 되지 않아 노폐물이 쌓이므로 두피 청결 유지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무엇보다 모자나 가발은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해주는 장점도 있어 때때로 탈모 예방책이 되기도 한다. 청결을 유지하면서 이용하는 것이 관건인 셈이다.


왕소금을 문지르면 발모에 좋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다. 왕소금이 발모에 좋다는 말은 ‘왕소금에 든 미네랄 같은 성분이 모발에 좋다’는 학설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왕소금을 직접 두피에 대고 문지른다고 해서 미네랄이 모발에 흡수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거친 왕소금의 강력한 삼투압 현상으로 두피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

 
 
 

 


 

‘대다모(대머리는 다 모여라)’에서 강력하게 추천하는 민간요법 다섯 가지. 현대 의학에서는 탈모의 원인을 유전과 호르몬 과다 분비로 본다. 이에 반해 한의학에서는 모발과 오장육부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신장의 기능을 보해주는 것이 자연 요법의 목표. 그중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검은콩을 생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