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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식품

산삼만큼 힘을 주는 부추

봄부추,  산삼만큼 큰 기운을 준다


추운 겨울 동안 영양분을 가득 머금은 봄 부추가 올해 첫 수확을 맞았다. 봄에 나는 부추는 그 어떤 채소보다도 원기를 북돋아주는 효과가 있어 기양초起陽草라고 불리기도 한다. 손발이 쉽게 차가워지는 사람, 배탈이 자주 나는 사람에게도 부추는 좋은 음식이다. 초여름으로 가는 길목, 입맛을 잃기 쉬운 이때 푸짐한 부추 요리로 남편과 아이들의 기본 체력을 다져놓자.



photo01 ‘봄 부추는 아들 대신 사위에게 준다’는

말이 있다.

 

양기를 돋우는 데 그만인 부추를 아들에게 줘봤자 좋아할 사람은 며느리뿐이니 차라리 사위에게 먹이겠다는 의미다. 3천 년 전 중국에서 등장한 부추는 일본, 한국 등 아시아에서 주로 재배하는 채소다. 한국에서는 1년에 5~10회 농사짓는데, 그중에서도 4, 5월 경에 제일 먼저 수확하는 봄 부추는 영양이 가장 풍부하고 맛이 좋아 약으로 먹기도 한다.


부추에서 나는 독특한 향은 이황화아릴 성분으로 물과 함께 조리해도 용해되지 않고 열에도 잘 파괴되지 않는다. 이황화아릴은 소화와 혈액 순환을 도와 배가 자주 아프거나 손발이 찬 사람이 먹으면 특히 좋다. 비타민 A·B1·C, 칼슘의 함량도 파, 양파에 비해 높은 편인데 특히 비타민 A의 양은 녹황색 채소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비타민 A는 체내 저항력을 길러주는 효과가 있어 잔기침이 나거나 몸이 으슬으슬하게 추운 감기 초기 증세가 나타날 때 부추를 먹으면 금방 원기를 회복할 수 있다. 부추의 씨앗도 약으로 쓰이는데 한방에서는 이를 ‘구자’라 하여 남성의 정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약재로 사용하기도 한다.



부추는 돼지고기, 닭고기, 간, 해산물 등 다른 재료와 곁들이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부추가 고기, 간에 들어 있는 비타민 B의 체내 흡수를 돕고 해산물에 다량으로 포함된 타우린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간을 보호하는 타우린은 술 마신 다음 날 속을 달래기 위해 먹는 약에 들어가는 성분이기도 하다. 생으로 먹기보다는 볶음, 부침과 같이 열에 익히는 조리법을 사용하면 더 많은 양의 부추를 섭취할 수 있다. 부추는 농사 짓기 힘든 채소다. 온도에 민감해 기온이 떨어지면 잎이 얼고 더우면 줄기 끝이 물러진다. 게다가 곰팡이가 생기면 눈 깜짝할 사이에 주변으로 퍼져 화학 비료를 쓰지 않고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헹굴 때도 손이 많이 가는 채소로, 흐르는 물에 제대로 씻지 않으면 흙과 화학 비료가 남게 된다.

 



“저희 농장에서는 흑설탕, 정어리, 고등어로 만드는 천연 퇴비를 사용합니다. 8천 평 농지에 부추 농사를 지으면 4천 평에 해당하는 양만 수확할 정도로 부추 농사는 어렵습니다. 그런만큼 화학 비료를 사용하고 싶은 유혹을 종종 느낀답니다.” 전라남도 광양에서 무농약 부추를 재배하는 ‘푸른농원’(011-604-3320)의 대표 김승기 씨는 올 5월에 무농약 인증에서 유기농 인증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경기도 남양주에서 유기농 부추를 생산하는 ‘늘푸른 유기농원’(031-576-4946)의 한희완·한희복 형제도 부추 농사의 어려움을 공감한다. 그들이 생산하는 부추는 끝 부분이 노랗게 변해 있는데 화학 비료를 주지 않아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요새 소비자들은 상품의 외관이 훌륭하지 않아도 이해하는 편입니다. 유기농 개념이 확산되기 전에는 예쁘고 반듯한 것만 찾아 아무리 유기 퇴비로 키운 건강한 상품도 볼품이 없으면 제값을 받기가 어려웠어요.” 1989년부터 유기농법을 실천했던 한희복 씨의 설명이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차가운 음식을 찾는 사람이 많은데 찬 음식은 몸을 냉하게 만들고 중풍과 같은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열치열이라는 말도 있듯이 더운 채소의 대표격인 부추로 올 여름을 이겨내는 것은 어떨까?

 

1. 부추는 잎이 연하고 끝부분이 쭉 뻗었으며 향이 진한 것이 맛있다. 젖은 신문에 부추를 말아 비닐 봉지에 싼 다음 냉장고 야채칸에 넣어 두면 일주일 이상 보관할 수 있다.


2. 일반 부추보다는 크기가 작고 잎이 연하며 향이 은은한 솔부추. 재배 조건이 까다로워서 가격이 다소 비싼 편이다. 주로 고기를 먹을 때 겨자 소스를 뿌려 곁들인다. 3. ‘늘푸른 유기농원’의 대표 한희복 씨. 그는 현재 유기농·무농약 인증을 받은 농산물 유통도 함께 하고 있다. 4. 쌀겨, 당밀로 만드는 한국유기농자재센터(02-406-4462)의 유기퇴비를 사용하여 영양이 풍부한 무공해 토양. 지렁이가 살고 이를 사냥하는 두더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