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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무인도에서 비누,전지 만들기

첫째주: 시간을 알아내다


무인도의 경도를 알기 위해서는 기준점인 그리니치 천문대의 시간을 알아야 한다. 물리학자 조나단 해어는 라디오를 만들어 BBC의 시보를 듣기로 했다. 라디오파는 전자기파의 일종으로 우리 주위를 초당 30만㎞의 속도로 날아다니고 있다. 전자기파와 전류는 항상 서로 변환될 수 있다. 그래서 전등 스위치를 끄거나 켤 때 라디오에서 딸깍 하는 소리를 듣는 것. 해어는 전선줄로 만든 안테나로 라디오파를 잡아 코일을 감은 원통막대에 연결시켰다. 그러나 이렇게 잡은 전류는 끊임없이 방향이 바뀌기 때문에 바로 헤드폰으로 들을 수 없다. 이때 사용되는 것이 전류를 한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검파기. 다이오드나 방연광(方鉛鑛)과 같은 결정이 사용된다. 해어는 암석에 흔하게 포함돼 있는 방연광 결정을 사용했다. 또 냄비를 잘라 만든 동조 축전기를 이리저리 이동시켜 서로 다른 전압의 라디오파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해어는 BBC방송을 듣는 데는 실패했다. 대신 스위스의 한 방송국이 보내는 국제방송을 듣고 그리니치 시간을 확인했다. 한편 이날 화학자 마이클 벌리반트와 민족식물학자 안나 르윙턴은 로즈마리로 방충제를 만들었다. 이들은 물을 끓여 증기를 발생시킨 다음 이를 로즈마리를 말린 통에 통과시켰다. 이증기를 식히면 아래에는 물이, 위에는 로즈마리 아로마 층이 생긴다. 과학자들은 이 아로마를 올리브 열매 기름에 녹여 방충제로 사용했다. 이 아로마는 방충효과뿐 아니라 원기를 회복하는 힘을 발휘했다고 한다.

ㅣtipㅣ
라디오파를 잡는 안테나는 길면 길수록 좋다. 안테나가 길면 더욱 강한 전압을 얻을 수 있기 때문. 축전기는 전기를 통하는 물질을 서로 맞붙지 않게 붙여놓은 장치다. 이때 접하는 면이 크면 클수록 더 많은 전압이 생성된다. 가능하면 얇은 부도체 막을 전도성 물질 사이에 두면 좋다. 라디오 신호가 잘 안잡힐 때는 방연광 결정의 다른 곳에 전선을 갖다 대 본다. 이어폰은 일반 헤드폰보다는 광석 라디오용 이어폰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어폰에는 코일을 감은 전자석이 있어 방연광을 통해 전류가 흐를 때마다 자성을 띠게 돼 움직인다. 이는 곧 맞붙어 있는 금속판을 떨게 해 소리를 발생시킨다.

ㅣ포로수용소에서 제작된 라디오ㅣ
2차대전 당시 포로수용소의 군인들은 라디오를 만들어 몰래 아군의 정보를 들었다고 한다. 검파기 역할을 하는 방연광을 구하지 못할 때는 석탄을 때고 나오는 코크스를 이용하거나 했다.
또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 미군은 포로수용소에서 헤드폰을 만들었다고 한다. 리차드 루카스라는 이 포로는 못에 코일을 감아 만든 전자석을 이용했다. 전자석은 전류의 흐름에 따라 맞붙여 놓은 얇은 깡통에 붙었다 떨어지면서 소리를 냈다. 안테나로는 포로수용소 주변의 철조망을 이용하거나 수용소 내의 전선을 이용했다. 밤에는 모든 전원을 차단하기 때문에 수용소 전체에 퍼져 있는 전선들이 훌륭한 안테나 역할을 한 것.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 사는 앨런 찰턴은 방연광 대신 쓸 수 있는 다이오드를 만드는 방법을 광석라디오 인터넷 동호회 사이트에 올렸다. 그는 새끼 손가락 한마디 크기의 볼펜 심 한쪽에는 구리선을 깎아 채우고 또 다른 한쪽에는 구리선을 불에 그을려 만든 산화구리 가루를 채워 다이오드를 만들었다. 볼펜심의 양쪽은 촛농으로 막고 전선을 양쪽에서 서로 맞붙지 않게 끼우면 다이오드가 완성된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전기를 발생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에 한 영국 시청자는 너무도 간단한 방법을 알려왔다.

from 마라 프리왯
아연이 많이 든 동전, 바닷물을 적신 천, 구리가 많은 동전 순서로 쌓는다. 계속 동전과 천의 층을 쌓아 가면 전지가 완성된다. 전선을 아래위로 연결하면 아래가 (-)극이 되며 위가 (+)극이 된다. 아연이 이온화되는 경향이 구리보다 높기 때문에 전자를 더 잘 내놓기 때문이다. 1880년 볼타가 만든 최초의 전지도 아연과 은(구리 대신) 사이에 소금물을 적신 종이를 끼운 것을 반복한 형태였다. 만약 우리나라 동전 전지를 만든다면? 겉보기와 달리 구리가 제일 많이 든 1백원이나 5백원짜리 동전(구리 75%, 니켈 25%)을 (+)극으로, 100% 알루미늄인 1원짜리 동전을 (-)극으로 하면 된다. 1원이 없다면 알루미늄 호일로 대신한다. 참고로 5원과 10원 동전은 구리 65%, 아연 35%가 든 황동으로 만들어졌으며 50원은 구리 70%, 아연 18%, 니켈 12%이다.

넷째주: 비누를 만들다


비누 만들기에 한창인 벌리반트와 르윙턴.

과학자들은 무인도의 생활이 길어질수록 건강 문제에 신경을 써야했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청결 문제가 대두됐다. 그래서 화학자 마이클 벌리반트는 비누를 만들기로 했다. 유지를 알칼리용액과 반응시키면 글리세린과 비누가 얻어진다. 벌리반트는 바닷물 속에 들어있는 염화나트륨(NaCl)을 추출한 다음 물에 녹여 염화나트륨 수용액을 만들었다. 이 수용액을 전기분해하면 알칼리인 수산화나트륨(NaOH) 용액이 만들어지는 것. 그러나 마이클 리히의 증기 발전기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고 조나단 해어의 풍력발전기 역시 강풍에 부서지는 바람에 전기를 얻지 못해 수포로 돌아갔다.

벌리반트는 대신 나뭇재를 물에 녹여 만든 수산화칼륨(KOH)용액을 사용했다. 이 용액을 올리브 열매에서 짜낸 기름과 섞은 뒤 가열해 비누를 만들어냈다. 식물학자 안나 르윙턴은 여기에다 식물에서 추출한 아로마를 첨가해 좋은 향이 나도록 했다


로마 신화에 따르면 '사포'(Sapo)라는 산에서는 동물을 태워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그런데 제물로 바친 동물의 기름이나 제사에 쓰인 유지로 만든 촛농이 빗물에 쓸려 내려가면서 나뭇재와 섞이게 돼 비누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강으로 흘러온 비누를 사용하게 된 사람들이 사포산에서 온 것이라 해서 'soap'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것. 반면 기원후 1세기경 로마의 역사가 플리니가 지금의 프랑스를 일컫는 '골지방의 사람들이 머리카락을 붉은 색으로 물들이는데 사용하기 위해 발명한 것'으로 비누를 기록했다. 플리니는 비누의 제조법도 함께 기록했다. 13세기 경 영국에서는 비누제조업이 번창해 나뭇재를 얻기 위해 산에 있는 나무를 마구 베어내 겨울에 땔감이 부족했다는 기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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