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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 눈물로 그린 그림

눈물로 그린 그림


일본의 무로마치 막부 시대의 천재 화가 셋슈(雪舟)는 일본 수묵화를 완성한 인물이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끼니조차 잇기 어려웠던 셋슈는 어린 나이에 절에 들어갔다. 열심히 수도에 임하던 그는 뜻밖의 장애를 만났다. 그것은 재물이나 세속 삶에 대한 욕심이 아닌 바로 그림이었다. 그림에 소질이 많았던 그는 늘 그리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런 셋슈를 지켜보던 주지 스님이 하루는 그를 불렀다.


“요즘 네 머릿속에는 다른 생각뿐이구나. 불자가 그토록 수행에 게을러서야 되겠느냐?”


그러자 셋슈가 간절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저는 그림이 너무 좋습니다. 스님 부디 제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그러나 스님은 그의 청을 단호하게 거절했다.


“불자가 되기로 하고 이곳에 온 이상 수도에만 전념해야 한다. 또 다시 네가 그림을 그리는 것이 눈에 띄면 그때는 너에게 큰 벌을 내릴 것이다.”


셋슈는 며칠 꾹 참고 수행에만 전념했다. 하지만 이내 다시 그림에 대한 생각이 간절해져 결국 스님 몰래 붓을 들고 말았다. 주지 스님은 몹시 야단치며 그를 법당 기둥에 꽁꽁 묶어 놓고 그에게 먹을 것을 주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다.


꼬박 하루가 지나고 이튿날, 법당에 들어선 주지 스님은 지쳐 잠들어 있는 셋슈 옆에 생쥐들이 오가고 있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 그래서 생쥐들을 쫓으려고 달려갔는데 어쩐 일인지 생쥐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알고 보니 그것은 그림이었다. 셋슈는 벌을 받으며 힘들어 눈물을 흘렸는데 그 눈물을 찍어 그림을 그렸던 것이다.


셋슈의 타고난 재능과 운명을 깨달은 스님은 그 뒤 마음껏 그림을 그리도록 허락했다.